인연에서 비롯된 기적의 힘을 얻은 아리사토 미나토는, 달에 도달했다.
그리고 신의 지성으로 전락하여 그저 기계적으로 멸망을, 소원을 구현하는 시노미야 메이를 마주했다.
그는 단 하나의 기적을 빌었다.
이계의 신은 돌아가야 할 곳으로. 신의 지성이었던 자는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그 자신은 만인의 죄악을 대신 짊어질 곳으로.
기적이 이루어지기 직전, 기적의 여파로 자아를 되찾은 시노미야 메이는 에레보스와 뉵스의 권능으로 마지막 변덕을 부렸다.
언어의 형태도, 행동의 형태도 갖추지 못 했지만 선명히 색채를 드러낸 그의 감정을 이해했다.
그 애정에 경의를 표하고, 보답으로서 아리사토 미나토의 죄악을 가져갔다.
변덕과 함께 지은 미소를 끝으로 시노미야 메이는 온전히 허무가 되며, 영겁에 가까운 세월 동안 뉵스를 막아내며 싸우는 운명을 결정지었다.
무한에 가까운 권능을 행사한 대가였다.
아리사토 미나토만이 흐릿하게나마 그를 기억에 담으며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