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당연히, 인류는 끝을 맞이했다.
그들은 무력하게 그 끝을 실감하고, 분통함에 절규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세상은 멸망의 잔해인 영혼이 지상을 방황하는 다른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 신의 지성만이 남아 굳건히 섰다.
이계의 신이 인류에게 온 목적—무언가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한 기능을 실천하기 위해서, 이제는 아무도 없는 세상을 계속 돌아다닌다.
자신이 스스로 없애고 말았던 소원의 씨앗을 찾아, 자아조차도 없이 헤매이고 방황한다.
그렇게 세상이 끝났다.